한국사회에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화두는 단연 ‘영어’다. 부 모들은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 는다. 자신이 영어를 잘 하면 잘하는 대로, 못하면 못하는 대로 자녀들에게 영어를 마스터하라고 성화가 대단하다. 하지만 외국 어를 완벽하게 습득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. 십수년간 영어 공부를 하면서도 결국 몇 마디 영어 회화도 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 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.
책에는 한국 사회에서 행해지는 영어 교육의 거의 대부분의 행태 가 소개돼 있다. 정규 교육 과정을 비롯, 조기 유학, 해외 연수, 영어 유치원, 영어 영재교육 등 한국의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녀에게 시도해봤을 영어 교육의 사례들이 풍부하게 제시돼 있다. 예를 들어보자.
“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에서 1년간 학교를 다닌 영수(가명)는 중학교 진학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. 영수 엄마는 아이가 미 국에서 배운 영어를 잊지 않도록 계속 영어 공부를 시켰다. 하지 만 영수의 실제 영어 실력은 한국에서 계속 공부한 또래들보다 나을 게 전혀 없었다.(중략) 영어에 대한 아무런 기초도 없이 미 국 학교에 들어간 영수는 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 낼 수 없었다. 아이는 대충 눈치로 수업을 따라 갔고, 영어를 들 을 수는 있었지만 제대로 문법에 맞는 영어를 구사할 수 없었다.
결국 영수는 한국에 돌아와서 영어를 처음부터 새로 공부해야 했다.” 저자는 “영어가 새로운 세계로 발을 딛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지 , 아이를 잡는 도구는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”며 “영어 교육은 무작정 시키거나 남보다 빨리 영어 환경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더 잘하는 것이 아니다”라고 강조한다. 정말 중요한 것은 영어 공부를 시키기 전에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부터 자녀?“?분명히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. 영어를 공부하 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스스로 따져보게 해야 한다고 저자는 거 듭 밝히고 있다.
책은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령대에 속 하는 학생들이 영어와 씨름하는 사례들을 잇달아 소개한다. 이어 각각의 사례에서 문제점을 짚어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.
특히 자녀에게 하루라도 빨리 영어를 가르치려고 안달이 나 있는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도 생생하게 보여준다. 유아기 때 부터 가르쳐야 한다며 조기교육을 시키거나, 아이가 싫다고 하는 데도 억지로 영어교육을 시키는 부모. 이곳저곳 학원을 돌아다니 며 ‘다양한’ 프로그램을 자녀에게 강요하거나, ‘영어 하나라 도 건지겠지’ 하며 자녀를 무작정 해외에 내보내는 부모 등 우리 가 쉽사리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이다. 실패에서 성공 사례에 이르 기까지 갖가지 사연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‘혹시 나도 아이들에 게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았을까’ 되돌아보게 만든다.
저자는 “영어를 못 한다고 아이를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”면서 “영어는 결코 짧은 시 간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면 반드시 익힐 수 있다”고 결론내리고 있다.